비행기 내리자마자 허리 뻐근해서 스트레칭 하려다가 캐리어가 혼자 굴러가길래 기겁했어요. 신혼여행 와서 설렘 90, 체력 10 같았는데 막상 돈은 교통비에서 스멀스멀 빠져나가더라구요. 택시 한 번 타고,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고, 하루에 몇 번씩 이동하다 보면 “어… 우리 왜 벌써 예산 반 나갔지” 이런 느낌 나요. 그래서 오늘은 실제로 써먹어본, 신혼여행지에서 교통비를 적당히 예쁘게 줄이는 방법을 순서대로 모아봤어요. 중간에 “굳이 이거까지 해야 돼요?” 싶은 건 그냥 넘어가도 돼요. 대신 한두 개만 제대로 챙기면 체감 차이가 커요, 진짜로요.
1.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‘첫 단추’가 제일 중요해요
- 공항철도·급행 vs 리무진 버스 비교부터 해요
- 도착 시간대, 숙소 위치, 환승 유무를 먼저 적어봐요. 한 번만 갈아타면 되는 철도가 보통 제일 싸요. 숙소 앞 정류장이 있으면 버스가 편하고요. “캐리어 두 개 들고 계단 내릴 자신 있냐” 이 질문 먼저 던져봐요.
- 픽업 합승·공유 밴도 시간대 따라 이득이에요
- 야심한 밤이나 새벽이면 철도 끊기는 경우가 있어요. 이때는 합승 밴이 택시 반값쯤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. 숙소 문 앞까지 가서 체력도 아껴요.
- 첫날만은 “짐 많은 우리” 기준으로 계산해요
- 싸다고 세 번 갈아타다 기진맥진하면 남는 게 없어요. 첫날은 5천원쯤 더 내더라도 계단 없는 루트를 잡아요. 다음 날부터 빡세게 아끼면 돼요.
2. 현지 교통카드·패스로 ‘시간을 돈으로’ 바꿔요
- 24·48·72시간권은 “하루 3회 이상 이동”이면 대부분 이겨요
- 시내투어 일정이면 종일권이 유리해요. “우리 오늘 몇 번 타지?” 아침에 대충만 셈해도 답 나와요.
- 충전형 교통카드는 둘이 한 장씩 필수로 가져요
- 한 장 나눠 쓰면 개찰구에서 번번이 막혀요. 카드 등록하면 분실 시 잔액 보호가 가능한 도시도 많아요.
- 도시·박물관 패스가 교통+입장을 묶으면 가성비가 터져요
- 미술관 2~3곳 갈 계획이면 교통 포함 패스를 먼저 보고 일정을 끼워 넣어요. 루트를 패스에 맞추면 절약이 눈에 보여요.
3. 버스·트램·지하철은 ‘환승의 골든타임’을 노려요
- 환승 유효시간을 체크해서 몰아서 타요
- 30~120분 사이에 환승 무료/할인이 있는 곳이 많아요. 카페 이동, 점심, 쇼핑을 같은 블록 안에서 묶으면 탑승 횟수를 줄일 수 있어요. “이 구간은 걷고, 다음 구간에서 한번에” 이런 느낌으로요.
- 급행·완행을 헷갈리지 않게 이름을 캡처해요
- 이름이 비슷한 노선이 많아요. 역 번호, 색상, 종점만 캡처해 두면 엇갈림이 줄어요. 신랑·신부 둘이 각자 하나씩 들고 있으면 더 안정적이에요.
- 버스는 하차벨 위치, 탑승 앞문·뒷문 습관부터 적응해요
- 하차벨 안 눌러서 한 정거장 더 가면 시간+돈 둘 다 빠져요. “우리 다음에 내린다” 한 번만 미리 말 맞춰요.
4. 공유 모빌리티를 ‘짧고 굵게’ 써요
- 공공자전거·시티바이크는 30~45분 무료·저가 구간이 황금이에요
- 30분 타고 반납, 바로 다시 빌려서 또 30분 타면 장거리도 싸게 갈 수 있어요. 해변·강변 루트는 기억에 남고요.
- 전동스쿠터는 초반 기본요금+분당요금을 계산해요
- 10분 이내 구간에서 가성비가 좋아요. 그 이상이면 지하철이 이겨요. 헬멧 규정, 인도 주행 금지 여부는 기본으로 확인해요.
- 카셰어는 ‘주차비 포함’과 ‘유류 포함’ 여부가 승부에요
- 반나절쯤 외곽 포인트를 찍을 때만 쓰면 유리해요. 도심 주행은 주차 스트레스 때문에 잘 안 남아요. “정말 그곳은 대중교통이 불편하냐” 먼저 물어봐요.
5. 택시·호출앱은 ‘타이밍·경로·결제’로 깎아요
- 공항·역 대기열은 피크를 피해요
- 비행기 도착 물량 겹치는 시간엔 호출 요금이 튀어요. 짐 찾고 바로 줄부터 서지 말고, 환전·심카드 세팅하고 나와도 총액이 싸질 때가 많아요.
- 경로는 미리 앱에서 저장·공유해요
- “여기요, 저기요” 하다가 둘 다 멘붕 와요. 숙소 핀, 대체 경로, 톨게이트 유무를 미리 찍어두면 우회로에 덜 말려요.
- 결제는 현지 간편결제·현금혼합이 유리할 때가 있어요
- 카드 수수료 붙는 곳이면 현금이 싸요. 반대로 앱 프로모션이 있으면 앱이 훨씬 이득이에요. “오늘은 뭐가 더 싸지?” 하루 한 번만 체크해요.
6. 도보 여행 설계로 ‘교통을 안 쓰는’ 날을 만들어요
- 지도를 세 격자로 쪼개서 하루 한 격자만 털어요
- 동선이 빙글빙글 꼬이면 교통비가 폭증해요. 오전·점심·오후 포인트를 일직선으로 만드니 자연스럽게 걸음수가 늘고 지출은 줄었어요.
- 점심–카페–공원은 서로 10분 이내에 놓아요
- 데이트 느낌은 살리고 이동 비용은 없애요. “여기서 10분만 더 걸으면 바다가 보여요” 같은 포인트를 껴넣으면 사기 올라요.
- 쉬는 시간 알람을 걸어요
- 너무 아끼려다 체력 방전되면 택시를 급히 타게 돼요. 90분마다 10분 휴식으로 페이스를 지켜요. 결국 그게 더 싸요.
도착 3일 전에는 공항→숙소 루트 스샷, 교통카드/패스 선택, eSIM/오프라인 지도 설치까지 끝내요. 하루 계획은 “걷기 60% + 대중교통 30% + 택시 10%” 정도로 잡아요. 그리고 서로에게 한 번 물어봐요. “지금 10분 더 걸어도 괜찮아요, 아니면 오늘은 택시로 체력 아껴요?” 이 질문 한 줄이 예산과 분위기를 동시에 지켜줘요. 여행이 예쁜 이유는 사실 ‘어떻게 이동했는지’가 아니라 ‘어떻게 함께 움직였는지’라서요. 오늘 저녁에 지도 켜서 첫날 루트부터 한 번 꿰매볼까요? 그렇게만 해도 교통비가 쪼끔, 아니 꽤 많이 줄어들어요.